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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대장!

정상고집 2011. 10. 28. 22:49

   
 

“산이 거기 있으니까 산에 오른다.” 전설적인 명언을 남긴 영국 산악인 조지 맬러리는 1924년 6월8일 동료 앤두루 샌디 어빈과 에베레스트 등정 중 실종되었다.

맬러리는 실종되기 전 1921년과 1922년, 두번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에 도전한 적이 있었다.

1922년 2차 등반 때는 세찬 바람과 낮은 기온 때문에 정상 975m 아래서 돌아서야 했다.

어쩌면 이때의 아쉬움 때문에 1924년 3차 도전 때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정상을 향해 무리하게 도전하다 실종되었는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맬러리와 어빈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등반대의 사진작가 노엘 오델이었다.

그는 망원렌즈를 통해 두 사람이 회오리 치는 눈보라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두 사람은 힘차게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맬러리와 어빈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직후에 눈보라 속에 갇혀 죽었을 수도 있지만, 눈보라를 뚫고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에 성공한 뒤 내려오는 길에 조난당했을 수도

있다. 내려올 때 조난을 당했다면 두 사람은 최초의 에베레스트 정복자들이다.

지금까지 세계 최초의 에베레스트 정복자는 1953년 등정에 성공한 뉴질랜드의 에드먼즈 힐러리와 네팔의 텐징 노르가이로 알려져 있다.

맬러리와 어빈이 정복 후 살아 돌아왔다면 얘기가 다르다.

이후 1999년 영국의 ‘맬러리-어빈 조사원정대’는 실종 75년 만에 에베레스트에서 맬러리의 유해는 찾아냈다.

지난 2000년 제2차 원정대는 다른 한 사람, 어빈의 유해와 그가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찾기 위해 수색에 나섰다.

그때 카메라를 찾았다면 그들의 등정 성공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해발 8,0 91m) 남벽 등정 중 실종된 박영석 대장과 두 사람의 원정대원 구출 수색작전이 열흘이 지났으나 진전이 없다.

“눈과 가스를 동반한 낙석으로 운행을 중단한다. 전진캠프로 하산하겠다”는 무전이 박 대장의 마지막 말이었다.

등반의 끝이 살아서 내려오는 것이라면 진작 나타났어야 했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그는 등정 때마다 “신(神)이 허락해주는 시간에만 잠깐 오르고 내려온다”고 했다. 이번엔 신의 허락이 없었을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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