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풍광을 돌아보며, 강의 물소리를 느낀다
세계 흑두루미의 90%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이즈미시는 물이 풍성한 농산촌 마을의 ‘교과서’ 같은 풍광을 품고 있다. 흑두루미가 좋아하는 물과 먹거리가 그득한 이즈미의 자연은 곳곳이 아름다운 수채화 같다. 올레 코스는 풍요의 신을 모시는 이쓰쿠시마신사(厳島神社)에서 시작한다. 길은 삼나무와 대나무가 높게 솟은 숲길을 지나 드넓은 논밭으로 이어지며 전형적인 농촌마을을 만난다. 이즈미는 물이 좋은 동네답게 쌀과 술이 맛 좋기로 유명하다. 이즈미 코스 초반은 그 맛 좋은 쌀과 술을 빚어 내는 풍광 속으로 이끈다. 논길과 마을 길이 반복되는 풍광을 따라 걷다 보면 느닷없이 고가와댐호수(高川ダム湖)가 선물처럼 등장한다. 1970년대에 댐을 건설하며 조성했던 호수 주변 산책로는 수십년동안 이즈미 사람들에게조차 잊혀졌던 길이다. 올레길로 다시 살아난 호수 산책로는 잊혀진 곳이었기에 야생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며, 세월과 함께 성장한 벚나무와 은행나무가 호수의 풍광을 완성한다. 호수가 고메노쓰가와강(米ノ津川)으로 이어지듯, 올레길 또한 강 따라 이어진다. 하마터면 시멘트로 포장된 마을 길로 이어질 뻔한 올레길은 이즈미 탐사대의 ‘목숨 건’ 탐사 덕에 강물 흐르는 소리를 배경 음악으로 깔아놓은 숲길로 방향을 틀 수 있었다. 이즈미 코스의 종점은 옛 무사 마을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즈미후모토 무사가옥군(出水麓武家屋敷群)이다. 4백년 전 일본 고위 무사가 살았던 고저택들이 즐비한 종점 마을은 국가전통적건조물군보존지구(国の伝統的建造物群保存地区, 무사마을보존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마을에 있는 여러 가옥 중 다케조에 저택(竹添邸)과 사이쇼 저택(税所邸)은 이즈미시 지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으며, 저택 내부 견학과 일본 무사의 갑옷을 입거나 기모노를 입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거리 : 13.8km
소요시간 : 4~5시간
난이도 :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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