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안전여행법
아프리카 여행에서는 조심한다고 피해갈 수 없는 병들이 있다. 나 역시 이런 병들을 여행 내내 달고 살았다. 하지만 대도시가 아니면 현지에서 의약품을 구하기가 힘들다.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할 땐 그 어느 지역으로의 여행보다도 더 비상약품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여행이 길어지면 한국에서 챙겨온 약품이 상할 수 있다. 대도시에 머물 때 필요한 약품을 보충해 두자.
1. 피부염 : 질 나쁜 기름에 튀긴 음식을 먹어서, 수질이 나쁜 물을 먹거나 씻어서, 땀띠 때문에, 야생 동식물을 만진 후에, 사실은 대체 뭐 때문인지도 모르게 늘 피부염을 달고 살게 된다. 피부 트러블에 바르는 연고를 챙기고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라면 여행을 나서기 전에 꼭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을 듯.
2. 화상 : 팔다리를 내놓고 한 시간만 걸어도 수포가 생길 만큼 심각한 화상을 입게 된다. 흐린 날에도 자외선이 강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외선 차단제만으로는 완벽한 예방이 안되기 때문에 얇고 흰색의 긴소매티셔츠와 긴 면바지를 입는 게 제일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차단지수가 높은 것을 챙기고 화상에 바르는 연고는 꼭 챙기자.
3. 눈병 : 주로 눈이 충혈되고 가려우며 눈곱이 심하게 끼는 '각결막염' 증세. 무덥고 습한 날씨에는 눈병 바이러스가 더 기승을 부리는 법이다. 게다가 손씻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늘 손이 더럽혀져 있다는 게 문제다. 안약은 더운 날씨에 오래 보관할 수 없으므로 한국에서 미리 챙겨가는 것보다 현지 대도시에서 구하는 게 좋다. 의사도 약사도 만날 수 없는 최악의 경우에는 식염수를 대신할 농도의 깨끗한 소금물(생수+소금)로 씻어내는 방법이 있다. 소금물은 자칫하면 각막을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 소금을 너무 많이 섞지 않도록 주의하자. 슈퍼마켓에서만 구할 수 있고 비싼 편이긴 하지만 물티슈를 꼭 준비해서 다니자.
4. 식체 : 더운 날씨에 빵만 계속 먹을 때, 화장실이 없는 길을 5시간 이상 달리는 장거리 버스에서 물은 못 마시고 주전부리만 해야 할 때, 더위 먹고 피곤에 지쳤을 때 자주 체한다. 소화제와 급체에 먹는 약은 꼭 챙기자. 간단한 수지침을 배워 가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5. 배탈설사 : 현지인들이 우물물이나 수돗물, 장사꾼들이 비닐봉지에 포장해서 파는 물을 아무렇지 않게 마신다고 해서 함부로 따라 마시다가는 큰일난다. 특히 얼음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물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생수를 사먹고(가방에 늘 상비한다) 과일과 야채는 꼭 씻어서 먹자. 불가피하게 생수를 구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한 정수알약(Globaline, Potable Aqua, Coghlans 등)과, 배탈설사에 듣는 약은 꼭 챙긴다. 아프리카 배낭족들 중에는 여행용 정수주머니(주머니 모양의 정수기 같은 것)를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유용하다.
6. 상처 : 긁히거나 피부가 벗겨지는 등의 상처가 자주 난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곧바로 치료해주지 않으면 상처도 오래가고 덧날 수도 있다. 아프리카의 그 유명한 파리떼들이 상처에 들러붙기도 한다. 소독약, 상처에 바르는 연고, 밴드는 넉넉하게 챙기자.
7. 벌레에게 물리기
(1) 빈대와 벼룩
나는 빈대와 벼룩이 모기보다 무섭다. 한번 습격당하면 하루밤새 온몸 구석구석 수 백 군데도 넘는 자리가 동시에 부어오르며 모기 물린 자리의 5백배 쯤 더 가렵다. 잘못 긁으면 나중에 시커먼 자국이 생겨 없어지지도 않는다. 침대에서만 물리는 게 아니라 버스 안에서도 물리고, 비자 받으러 간 대사관의 소파에서도 물린다(나의 경험). 자기 전에 샤워를 하고 곤충기피제를 뿌리면 조금 덜 물린다. 여행용 침대시트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기든 빈대벼룩이든 수시로 물리기 때문에 물파스는 큰 통으로 넉넉하게 준비해 가자.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웬만하면 마음을 비우는 게 좋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빈대벼룩을 견딜 수 없다면 아프리카로 가지 말라!
(2) 주혈흡충증
강이나 호수 등 민물에 사는 작은 벌레가 사람의 피부를 뚫고 침입하는 병. 벌레가 침입하는 걸 거의 느끼지 못할뿐더러 사고 후 1,2개월이 지난 후에야 병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아프리카의 호수나 강(특히 말라위호수)을 맨발로 들어가거나 수영을 했거나 그 물로 샤워를 했을 때(호숫가나 강가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 물로 샤워를 한다.)는 반드시 현지 약국을 찾아가서 상담하자. 알약 하나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말라위호수에서 수영한 여행자들은 모두 현지 약국에서 약을 사먹거나 대도시의 큰 병원을 찾아 감염 여부를 진단받는다.
(3) 말라리아
국내에서 말라리아 약은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살 수 있다. 본인의 체질에 따라, 지역에 따라 처방되는 말라리아약이 다르기 때문에 말라리아약을 사기전에 반드시 어느 지역을 얼마 동안 여행할 것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구입하자.
여행지에서 직접 구입하면 가장 적합한 종류의 약을 구할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대부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현지 의사와 미리 상담을 하는 게 안전하다. 현지에서 구입할 예정이라 하더라도 말라리아약은 출발 일주일 전부터 복용해야 하므로 한국에서 미리 조금은 사두어야 한다.
말라리아약은 아프리카에 도착하기 일주일 전부터 일주일에 한 알씩 복용하기 시작해서 여행이 끝난 후에도 3주간 더 복용해야 한다. 종류에 따라 매일 복용하는 말라리아약도 있다. 말라리아약은 예방약이 아니라 치료약을 예방약 대용으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성분이 매우 독하다. 약 복용후 몸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자.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만난 여행자들 중에는 밤에 유령을 본다거나, 우울증과 불면증 등을 호소했다. 약을 복용하는 대신 몸과 옷에 모기기피제를 뿌리고, 향이 있는 화장품이나 샴푸 등을 사용하지 않고, 밤에는 모기장과 모기향으로 무장하고 자는 방법으로 말라리아에 대처하는 여행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말라리아약을 복용하지 않는 여행자 대부분은 말라리아를 경험한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늘 말라리아약을 먹을 것이냐 말 것이냐로 고민한다.(나의 개인적인 견해는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라리아 초기 증세는 감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감기 증상 같은 걸 느꼈을 땐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초기에 치료받으면 위험하지 않다. 그리고 약국이나 병원이 없는 오지에서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를 대비해서 말라리아 치료약을 상비하는 것이 좋다.(현지에서 구입하자.)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황열 예방주사를 맞은 다음 인천공항내 인하대의료센터(T.032-743-3115)에서 말라리아 처방전을 받자. 의료보험이 안되기 때문에 조금 비싸다. 인하대의료센터 바로 앞 약국에서 말라리아 약을 살 수 있다. 한 알에 4천 원. 서울시내 국립의료원 정문 오른쪽 골목에 있는 정문약국(T. 02-2278-8494)에서는 좀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모기향, 분무형 모기기피제, 모기장은 아프리카 여행 필수품이란 점도 잊지 말자.
8. 그 밖에 주의해야 할 것들
(1) 황열(Yellow Fever)
모기에 의해 전파되며 열이 나고 노랗게 황달이 되는 병이다. 치사율이 높지만 예방 주사를 맞으면 거의 100%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황열 유행지역으로 가기 전에 반드시 예방주사를 맞아두자. 아프리카 나라들 중에는 국경 출입국 심사를 받을 때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곳들도 있으므로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는 여행 내내 여권처럼 잘 보관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에서 황열 예방주사를 맞으면 그 자리에서 증명서를 만들어준다. 월요일, 목요일만 접종할 수 있으며 하루 전에 미리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Tel. 032-740-2703) 황열 예방주사를 맞으면 일주일 동안 근육통 등 감기몸살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최소한 출국하기 열흘 전에는 맞는 게 좋다. 예방접종비 10,500원. 유효기간 10년.
(2) 선천성 면역 결핍증(AIDS)
성 접촉이 아니더라도 감염자의 혈액이 뭍은 칼이나 바늘 등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것! 병원을 찾을 때를 대비해서 늘 일회용 주사기를 상비해서 다니고 문신이나 피어싱,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것(가위 조심!)은 피한다. 실제로 말라리아에 감염되어 병원을 찾았다가 주사기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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