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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호도협, 옥룡설산, 지도,개념도

정상고집 2013. 1. 21. 22:12

 

중국 윈난성, 호도협, 옥룡설산, 

 

 

용이 품은 ‘샹그릴라’ 첫 문 열다

중국 운남성(云南省)의 서북부에는 드높은 산맥과 험준한 협곡이 자리한다. 우뚝 솟은 산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5000m 이상의 봉우리가 13개라 하여 옥룡13봉이라 불리며 신성시되는 산이 바로 옥룡설산이다. 13봉우리 위로 쌓인 눈이 한 마리의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산으로 지금까지는 일반 관광객의 등반을 허용하지 않은 곳이다. 그러나 중국정부에서 11월 정식 개방해, 옥룡설산(5596m)의 만년설과 주봉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4600m 지점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닿는 첫 공식산행에 트레킹전문여행사 ‘혜초트레킹’의 초대를 받아 함께했다.
이번 일정은 옥룡설산 산행과 함께 영국BBC가 선정한 세계3대 트레킹(페루의 마추픽추, 뉴질랜드의 밀포드 사운드) 중 하나인 호도협 트레킹도 진행했다. 옥룡설산(玉?雪山)과 합파설산(哈巴雪山)이 지각운동으로 갈라지며 16km 길이에 높이 2000m에 달하는 길고 거대한 협곡이 형성되었는데, 사냥꾼에 쫓긴 호랑이가 25m 정도의 협곡사이를 뛰어 건넜다 하여 호도협이라 불리는 곳이다.
한국에서 호도협을 위해서는 적어도 7시간 이상을 이동해야한다. 인천공항에서 성도까지 3시간 40분, 성도에서 여강(리장)까지 1시간 15분 정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 여강공항부터는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트레킹 시작점인 교두에 다다를 수 있다.

 

 

3대 트레킹으로 손꼽히는 호도협
교두에서 본격적인 트레킹 코스인 일출소우까지는 ‘빵차’라 불리는 차를 타고 이동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일출소우에 가니 말을 끌고 온 마부들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오르막이 이어지는 ‘28밴드’까지는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걷기 힘들 때 이용가능하다. 가는 중간에 또 다른 마부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용거리가 짧아도 받는 금액은 일출소우에서와 같다. 말 타는 금액은 200위안으로 한화 4만원 정도이다. 비싸게 생각될 수 있지만 계속되는 경사면을 오르고 나면 오히려 미안한 생각도 들법하다.
말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앞세워 보내고 그 뒤를 따라 이동한다. 산의 비탈면을 깎아 만든 좁은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 길 오른쪽으로는 협곡을 흐르는 진사강의 풍경이 펼쳐진다. 앞으로는 옥룡설산이 펼쳐져 있어 초입부터 전망이 뛰어나다. 출발한지 5분 정도 지난 거리에 전망대처럼 만들어진 곳이 있어 함께한 일행들이 기념촬영 하느라 바쁘다. 평상시에는 전망대 구간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데, 다소 늦은 출발로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
협곡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산허리를 돌아가는 코스로 옥룡설산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산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은 석회 함유량이 높아 식수로 이용하기는 어렵다. 길 중간에 위치한 객잔에서 구입하거나 미리 마실 물을 준비해 가야 한다. 전망대에서 40분 정도 이동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때 왼쪽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갈림길이 나오면 주변에 표시된 화살표를 확인하고 방향을 잡으면 된다.
갈림길을 따라 5분 정도 오르고 나니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나시객잔이 위치한 마을로 다른 길로 차를 타고 올 수도 있다. 마을길을 따라 나시객잔으로 가는 길에 옥수수밭이 눈에 들어온다. 이 마을은 옥수수를 많이 제배하는데 직접 먹기보단 가축의 사료로 이용된다고 한다. 나시객잔에 들어서니 가장먼저 지붕위로 보이는 옥룡설산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마당 바닥에는 옥수수 알갱이를 말리는지 널려있고, 오른편으로 노란 옥수수를 나무기둥에 줄지어 널어놔 시선을 사로잡는다. 걸어온 일행들이 모두 도착할 쯤, 말 트레킹팀이 다시 길을 나선다.

뒷문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나시객잔부터 투숙하게 될 차마객잔까지는 3시간 정도 더 가야한다. 마을이 등 뒤로 점점 작게 보일수록 오르막길의 경사도 높아진다. 점차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는데 나시객잔이 위치한 곳이 2200m 이상으로 정상높이 1950m인 한라산보다 높은 곳을 따라간다. 점점 가팔라지는 오르막을 따라 도착한 쉼터 뒤로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한다. 쉼터는 본격적인 ‘28밴드’의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는데, 이곳까지도 쉽지 않은 느낌이다. 목을 축이고 간식을 먹은 뒤 다시 힘을 내 ‘28밴드’를 오른다. 28구비가 이어진다 해서 ‘28밴드’라 불리는 곳인데, 말들도 힘들어 해 안쓰러웠다고 말 트레킹팀은 전했다.
쉼터부터 28밴드 정상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둠이 산을 삼킨 상태였다. 이 지점부터는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말 트레킹팀과 함께 걸어서 차마객잔까지 이동했다. 밤하늘을 빼곡히 메운 별과 함께 호도협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이어지는 평탄한 길을 따라간다. 야간산행으로 다소 위험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이색적이고 낭만적이었다.
차마객잔에 도착해 저녁으로 백숙과 함께 중국음식을 먹은 뒤 객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객잔은 산장과 비슷한 곳인데, 추위를 대비해 전기장판도 설치되어있고 따뜻한 온수까지 나와 호텔 부럽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차마객잔에서 묶고, 다음 날 다시 길을 나섰다.

 

안가면 후회할 중호도협
마을길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는 새 건물을 지으려는 공사현장이 곳곳에 눈에 띈다. 마을을 벗어나 길을 나설수록 화려한 기암절벽이 많아져, 깊은 협곡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산의 절경 또한 점점 가까워지면서 시선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왼쪽으로는 합파설산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차마객잔부터 1시간 20분 정도 이동해 도착한 곳은 중도객잔으로 화장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창처럼 벽을 뚫어놓은 화장실은 칸마다 옥룡설산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두었다. 멋진 화장실을 뒤로한 채 협곡을 끼고 길을 이어나간다. 전날과 달리 평탄한 길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훨씬 여유가 넘친다. 소나무 길도 지나고, 또 다른 마을길을 지나 기암절벽을 따라 가는 길에 관음폭포를 만난다. 폭포 반대편 길부터 보이기 시작해 산허리를 돌아 폭포 아래로 길이 지나간다. 어느 순간부터 설치되어 있던 굵은 두께의 파이프는 폭포 위쪽을 따라 연결되어 마을에서 사용하는 듯 보였다.
관음폭포에서 20분 정도 길을 이어가면 산위로 연결되어 잠시 올라가는듯하더니 이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점점 가팔라지는 내리막을 따라가니 장선생객잔이 위치한 도로로 연결된다. 장선생객장은 중호도협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었다.

중국관광객들 또한 많이 찾는 중호도협은 협곡 아래로 내려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인데, 내려 갔던길은 다시 올라와야 하는 왕복코스다. 내리막을 따라 가다보면 자연스레 올라갈 길이 걱정될 만큼 가팔라, ‘28밴드’ 산행보다 더 힘들 수 있다고 가이드가 말한다. 짐을 최소화 한 뒤 출발준비가 이루어졌고, 힘든 사람들은 장선생객잔에 남아있기로 했다. 깊은 협곡 안을 향해 30분 정도 내려가니 강 바로 앞에 다다른다. 오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만큼 웅장하고 거대한 협곡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가마꾼이 있어 가마를 타는 관광객도 있었는데 될 수 있으면 타지 말라고 가이드는 만류한다. 경사도 가파르고 길도 좁아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호도협에서 차로 멀지 않은 거리에 상호도협이 위치하는데, 길 정비가 잘 되어있어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차마고도의 일부이기도 한 호도협 트레킹 코스는 운남성의 차를 싣고 티베트로 가던 마부들의 고생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하게 해주는 곳이다.

 

첫 개방한 옥룡설산 설련대협곡 정상가는 길
호도협 트레킹을 마친 다음날 옥룡설산으로 향했다. 옥룡설산 국가풍경구 안으로 들어가 모우평 케이블카 입구에 도착하니 호도협과 달리 추위가 몰려온다. 설산과 가까워져서 인지 기온이 떨어져 따뜻한 보온의류가 필수다. 해가 뜨면서 차츰 기온이 올라 산행 중엔 가벼운 옷차림이지만 쉴 때면 어느새 추위가 몰려든다.
케이블카를 타고 3500m 지점까지 이동한다. 20분 정도 소요되는 케이블카 시간만큼이나 높은 위치로 데려다 주어 시작지점 풍경부터 예사롭지 않다. 옥룡설산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넓은 평원지대 위로 계단이 목장 울타리처럼 놓여있다.
케이블카에 내려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티베트사원 앞에서, 개방된 코스로의 공식적 첫 산행인 만큼 시산제를 지낸 뒤 출발한다. 길 중간 중간 한글로 ‘샹그릴라 탐험’이라 적힌 빨간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어느새 야크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야생야크는 아니고 이곳에서 방목되어지는 거라지만 정말 자연이 숨 쉬는 곳 같이 느껴진다. 옥룡설산 설련봉 등산코스라고 적힌 푯말이 있는 곳부터 10분 정도 가면 정인승마장이 자리한다. 말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는데 옛날 원주민들이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이곳에 와 말을 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3650m 정도 되는 이곳까지 와서 말을 탔다하니 옛날 사람들 체력이 어땠을지 가히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정인승마장을 지나 점점 경사진 평원 길을 따라 오르니 숨이 찬다. 오름길이 평지로 이어질 쯤 소나무숲 안쪽에 위치한 신수가 보인다. 신수에는 오색 타르쵸가 나무 사이로 얼키설키 걸려있어, 신들에 대한 염원을 담는 장소임을 단번에 알게 해준다.
신수에서 다시나와 길 왼쪽 설련봉 방향으로 향한다. 만년설산의 전망이 잠시 가려지는 숲길은 자연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을 만큼 자연이끼와 우거진 숲이 인상적이다. 숲에서 벗어나니 다시 넓은 초원지대 위로 만년설산이 위엄 있는 자태를 드러낸다. 여름이었으면 푸른 초원이겠지만 11월에 접어든 이때는 황색 풀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우기가 지나고 좋은 날씨가 이어져 산행하기는 오히려 좋다. 신수를 지나 온지 30분 정도 되자 산야목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는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목장 안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천혜의 자연이 숨 쉬는 원시림
산야목장을 벗어나 운산원시림을 지나게 되는데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3800m 고도에 위치한 원시림을 지나는 게 만만치 않아, 고산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간다. 15분 정도 오르막을 따라가는 탓에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나무로 만들어진 설산소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혜초트레킹 측에서 직접 제작한 곳으로 설산 아래 위치한 작은 집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먼저 올라가 준비한 현지 쿡들의 요리를 간단히 먹고, 다시 산행을 이어간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오거나 고산증세를 느끼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쉬는 게 좋아 몇 사람은 남기로 한다.
쓰러진 나무도 그대로 둔 자연원시림 여신동은 걷기에도 좋고, 산림욕으로도 그만인 장소이다. 자연이끼의 푸름이 그대로 전해져 마치 영화 <아바타> 속 자연환경을 연상케 했다.     
30분 정도 걸어 여신동을 통과하면 점점 경사가 가팔라지며 설산아구 지점으로 이어진다. 작은 돌멩이들을 밟으며 산 비탈길을 올라가려니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구간이다. 낙석이 심하고 경사도가 커 위험하므로, 하산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경사면을 따라 정신없이 올라가다 문득 뒤를 바라보니 지나온 소나무 원시림이 뒤로 자리한다. 빽빽이 자리한 소나무 숲의 모습이 발아래 풍경으로 펼쳐져 멋지다. 오색 깃발이 중간 중간 나무에 매달려 길을 안내해 준다. 설산을 바라보며 가파른 길을 정신없이 오르다보니 어느새 몇 사람 보이지 않는다. 가파른 길과 고소증세로 설산소옥으로 되돌아 간 사람이 늘었다. 설련대협곡까지는 계속해서 경사진 낙석지대를 1시간가량 이어가야해 쉽지 않다. 설련대협곡은 해발 4550m로 고소증세 또한 점점 심해지게 된다.
설산대협곡 지점부터 낙석구간은 사라지지만 그야말로 고소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거대한 산  언덕을 넘으면 정상이 나올 듯 하지만 이내 새로운 고개가 눈앞에 펼쳐져 기운이 빠지기도 한다. 언덕위로 샹그릴라 탐험이라 적힌 빨간 깃발이 나부낀다. 정상을 기대하며 올랐지만 이 곳 부터 1시간 30분 정도가 더 소요된 후에야 해발 4600m인 대협곡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큰 바위와 돌들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축하한다는 글씨가 적힌 나무합판이 연결된 기둥이 돌탑위에 꽂혀있고, 타르쵸가 나무기둥을 감싸고 있다. 한글로 적힌 ‘축하합니다!’ 글자는 더욱 마음을 뛰게 한다. 눈앞에 펼쳐지는 13봉의 파노라마는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웅장함과 가슴 벅참을 가져다준다. 힘들게 오른 만큼 큰 정상의 기쁨을 안고,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간다.
샹그릴라는 지상의 낙원을 뜻하기도 하지만 티베트어로 마음속의 해와 달이란 뜻을 지닌다. 사람의 마음에 따라 샹그릴라가 결정된다고 믿는다. 샹그릴라 루트로 소개되는 옥룡설산과 호도협 트레킹은 그런 의미에서 마음속 샹그릴라를 품고 가게 하는 곳이다.

 

 

 

 

 

 

 

 

 

 

 

 

 

 

 

 

 

 

 

 

 

 

 

 

 

 

 

 

 

 

 

 

 

 

 

 

 

 

 

 

 

 

 

 

 

 

 

 

 

 

 

 

 

 

위룽쉐산과 하바쉐산을 끼고 이어지는 16km의 협곡. 윈난성의 차를 싣고 티베트로 가던 마방들의 자취를 따라가는, 실크로드보다 오래된 옛길. 옥빛 금사강의 물길을

따라, 흰빛 설산에 기대어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으로 들어가는 길.

 

윈난성이 품고 있는 보물 같은 트레킹 루트

하나의 나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얼굴을 지닌 중국. 거대한 대륙 중국의 서남쪽에 자리 잡은 윈난성은 중국을 구성하는 55개 소수부족 중 26개의 소수부족이 살고 있는 인문학적 환경과 다양한 자연환경으로 세계인을 매료시켜왔다. 그런 윈난성이 품고 있는 보물 같은 트레킹 루트가 바로 호도협(虎跳峽)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 장강(長江)이 이곳에 오면 '금사강'으로 이름을 바꾸고 거대한 두 산의 발치로 접어든다.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충돌로 야기된 지각운동은 하나였던 산을 위룽쉐산(玉龍雪山, 5,596m)과 하바쉐산(5,3956m) 으로 갈라놓았다. 그 갈라진 틈으로 장강(長江)이 흘러들면서 16km의 길이에 높이 2,000m에 달하는 길고 거대한 협곡이 만들어 졌다

 

 

가장 험하고 아름다운 구간

이 협곡의 길은 먼 옛날부터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일부로 불려왔다. 차마고도는 실크로드보다 오래된 교역로로, 중국 당나라와 티베트 토번 왕국이 차와 말을 교역하던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중국의 서남부 윈난성과 쓰촨성에서 티베트를 넘어 네팔과 인도까지 이어지는 5,000km의 길에서 가장 험하고 아름다운 구간이 산장빙류(三江并流) 협곡이다. 금사강(金沙江 장강의 상류), 난창강(瀾滄江 메콩강의 상류), 누강(怒江 살윈강의 상류)이 횡단산맥의 5,000m 이상의 설산 사이로 흘러간다. 협곡을 따라가는 평균 해발고도 4,000m가 넘는 험준한  길의 지형적 특이함과 세계의 동물 중 25퍼센트가 존재하는 생물학적 다양성으로 인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윈난성에서 티베트로 향하는 차마고도는 시솽반나(西雙版納)에서 푸얼스(普耳市)를 지나 따리(大理), 리장(麗江), 상거리라(香格里拉)를 거쳐 라싸(拉薩)에 이르는데 리장에서 샹그릴라로 향하는 길목에 호도협이 자리 잡고 있다. 호랑이가 건너다닌 협곡이라는 뜻의 호도협은 강의 상류와 하류 낙차가 170m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중의 하나다.

 

 

세계제일의 풍경을 자랑하다

리장 버스터미널에서 치아토우(橋頭)행 버스를 타는 것으로 호도협으로 가는 여행은 시작된다. 치아토우에 내리면 마부들이 몰고 온 말들의 워낭소리가 요란하다. 28굽이돌이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길을 말을 타고 오르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발걸음을 옮긴다. 트레킹 코스는 두개의 길로 나뉜다. 저지대의 길과 먼 옛날부터 나시족이 이용해온 고지대의 길.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고지대의 길을 선택한다. 길은 초등학교의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시작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공을 차는 아이들 틈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섞여 들어가 축구라도 한판 즐기고 돌아서도 좋다.

 

호도협 트레킹은 따로 지도가 필요 없다. 트레커들 사이에 ‘하프웨이 게스트하우스’로 불리는 중도객잔을 알리는 화살표만 따라가면 된다. 절벽길 곳곳의 바위마다, 길목의 모퉁이마다 중도객잔까지의 화살표와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길을 걷는 내내 오른쪽으로는 위룽쉐산이, 왼쪽으로는 하바쉐산이 따라온다. 샹그릴라에서 려강까지 뻗어 있는 해발 5,596m의 위룽쉐산은 히말라야산맥의 일부이다. 13개의 봉우리가 한 마리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계단식 논과 점점 아득해지는 협곡의 풍경을 즐기며 두 시간 남짓 오르면 나시 객잔. 보이차로 유명한 윈난성의 차향을 즐기며 이곳에서 잠시 쉰다. 이제부터 이어지는 구간은 이 코스의 최대 난구간인 28굽이돌이다. ‘28밴드’라는 이름처럼 어지러울 만큼 긴 스물여덟 개의 굽이를 돌아야 한다. 마지막 구비의 높이는 2,670m. 가파른 길만큼이나 급하게 차오르는 숨을 헉헉거리며 고갯길의 정상에 서면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바짝 다가온 위룽쉐산의 흰 이마 아래 아득한 금사강의 옥빛 물결이 굽이치며 협곡을 휘돌아나간다. 건물 뒤로 위룽쉐산이 우뚝 솟은 차마객잔을 지나면 중도객잔. 중도객잔의 화장실은 세계 제일의 풍경을 자랑한다. 졸린 눈을 비비며 늦은 밤 화장실에 들어섰다가 위룽쉐산의 이마에 올라탄 보름달빛에 홀려 긴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창문도 없는 화장실 너머 설산의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늘어섰다. 바위 위에 칠해놓은 중도객잔 선전문구마다 따라붙던 ‘천하제일측(天下第一厠)’ 문장에 ‘과연’이라고 수긍하게 되는 순간이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천 년의

이튿날, 대나무숲과 호두나무숲을 지나 두 시간 남짓 걸으면 티나 게스트하우스. 이곳에서 중도협을 즐기기 위해 협곡으로 내려간다. 중도협으로 가는 길은 근처에서 객잔을 운영하는 장선생이라는 분이 1년에 걸쳐 혼자 닦았다고 별도의 입장료를 받는다. 제법 가파른 길을 한 시간 남짓 내려가면 계곡이다. 급류에 휘말린 물보라가 거센 포말을 이루며 튀어 오른다.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와 귓전을 뒤흔드는 물소리. 세상의 온갖 시름이 물보라에 부서진다. 세상의 온갖 소음이 물소리에 잠겨간다. 어디선가 천 년의 워낭소리가 몰려온다.

 

코스소개

리장에서 북쪽으로 50여 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호도협은 포수에게 쫓기던 호랑이가 금사강 중앙에 있는 돌을 딛고 강을 건넜다 해서 이름 지어진 협곡이다. 윈난성의 대표적인 트래킹코스로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인 해발 5,596m의 위룽쉐산과 5,396m의 합파설산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협곡이다. 장강의 최상류 금사강과 나시족의 성산 위룽쉐산, 그리고 티베트인의 성산 하바설산이 만들어낸 협곡의 풍경을 즐기며 걷는다.

트레킹은 하바쉐산의 허리를 가로지르며 걷는 약 22km 길이. 금사강의 옥빛 물결과 위룽쉐산의 은빛 봉우리를 바라보며 걷는다. 최소 1박 2일, 걷는 데만 11시간 이상 소요된다. 협곡의 폭이 가장 좁은 상도협의 한 곳에는 호랑이가 딛고 건너뛰었다는 호도석(虎跳石)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