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산~~/...... 전라도-산

2012년 2월 25일(광주)무등산(10186.8m) - 01

정상고집 2012. 2. 28. 23:20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날씨 : 맑음 /정상엔 흐리고 안개낌

산행지 : (광주)무등산(10186.8m)

산행코스 : 원효사 - 꼬막재 - 옹달샘 - 규봉암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장불재 - 중머리재 - 증심사


광주 무등산
순백의 바탕에 그린 설화 눈이 부시네
때아닌 폭설로 억새 대신 눈꽃 만발
돌병풍 입석대·서석대 저절로 탄성
증심사서 원점회귀 4시간40분 소요

위치 : 광주광역시
무등산(無等山·1187m). 높이를 헤아릴 수 없고 견줄 만한 상대가 없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산세는 산꾼들을 압도할 만큼 위압적이지 않고 둥그스름하다.
광주시민들은 언제나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무등에 의지해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신년 해맞이도, 눈꽃여행도 여기서 하고 하늘에 대한 제사도 여기서 모신다. 
빛고을 예향의 대부분 예술품도 이곳에서 잉태된다. 무등의 품 안에선 미추(美醜)와 빈부에 관계없이 늘 평등하다.

무등에서 느낀 광주시민들의 애착은 금정에 대한 부산사람들의 그것보다 넓고 깊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그 사랑을 실천으로 옮겼다.
 천년만년 후손에게 있는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 지난 89년 공원관리사무소를 설립, 인근 화순 담양에까지 걸쳐있는 무등산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입만 열면 '금정산 보호'를 외치며 예산타령만 일삼는 부산시의 구두선이 하염없이 애처로워지는 대목이다. 
동시에 "문제는 실천의지"라는 무등산관리사무소 한 관계자의 정문일침과도 같은 한마디가 아주 무겁게 다가왔다.
아쉬운 점도 있다. 호남의 들판과 능선이 한 눈에 펼쳐지는 요충지이다보니 오래전부터 방송국 중계탑과 군부대에 점령당해 신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산의 정기가 빠졌을까. 부산으로 치자면 황령산의 중계탑과 장산의 군부대가 무등산에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올 겨울 무등산엔 벌써 눈꽃이 만발했다. 농민들에겐 억장이 무너지는 악몽이지만 산꾼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순백의 바탕 위에 그려놓은 설경은 정말 다른 무엇과 견줄 데가 없는 '무등(無等)' 그 자체였다.
부드러운 산사면의 광활한 억새밭이 설화로 변신했고 수정기둥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무등의 자랑 입석대와 서석대는 '아!'라는 외마디 감탄사만 신음소리처럼 
새어나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