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산·등산지도/전라도-등산지도

견두산(견두지맥)개념도

정상고집 2014. 4. 8. 17:25

견두산(犬頭山)774m

전북 남원시 수지면, 전남 구례군 산동면

 

남원시에서 동남쪽으로 11km쯤 떨어진 수지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경계선상에 '견두산(犬頭山)'이 솟아 있다. 금지평야와 곡성 방면에서도 우뚝 솟아 보이는 이 산은 일명 '개머리 산'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이름은 호두산(虎頭山) 또는 범머리산이었다.

이 산에는 옛날 성질 사나운 들개(野犬)들이 수백 마리씩 떼지어 살면서 사람을 헤치고 또 수백 마리가 일시에 짖어대면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호두산 들개들이 한바탕 짖어대면 재난이 일어나곤 하여 궁리 끝에 호두산을 견두산이라고 개칭했다.
그리고 들개들을 견제할 수 있도록 호석(虎石)을 만들어 놓았더니 그 후부터 재앙이 그쳤다는 전설이 있다. 8·15 해방 후 호석을 광한루 경내에 옮겼더니 시내에 화재와 재난이 재발되어 다시 호석거리로 환원시켰다.

견두산은 지리산 줄기가 서남쪽으로 가지쳐 나온 지맥선상에 솟은 산으로 남릉은 전남 곡성 지방으로 뻗어 천마봉, 깃대봉을 세우고 동쪽으로는 구례군 산동면 너머로 지리산의 반야봉, 노고단, 정령치가 지척지간에 자리잡고 있다. 서쪽 부흥산맥 줄기 고리봉, 문덕봉과 마주보고 그 사이를 흐르는 요천강과 함께 옥토의 젖줄이 되고 있는 수지천은 섬진강 줄기의 순자강으로 흘러든다. 북릉을 타고 공비 출몰이 심했던 밤재에 이르면 이곳 터널로 연결된 남원, 구례간 도로가 견두산 북동쪽 허리를 감고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북쪽 골짜기에는 옛날 백제 시대의 사찰로 추정된 극락사가 있으나 이 사찰에는 빈대가 어찌나 많은지 폐사되어 지금은 '극락이'라는 골짝 이름 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지금도 이 골짝기의 바위와 돌에는 빈대 껍질과 빈대 허물이 박혀 있다고 한다.

또 명심보감 저자로 유명한 추씨(秋氏) 시조인 고려 추적(秋適)의 7세손 추수경(秋水鏡)이 정유재란 때 전주 싸움에서 아깝게 전사하자 그 가족이 왜적의 보복을 피하여 견두산 서쪽 기슭의 고평리(考平里), 지금의 마륜리(馬輪里) 산골 동굴로 피신하여 마륜리 땅에서 400년 동안 정착해 살았다. 오늘날 마륜리의 추씨는 바로 추수경의 후예들이다.

이 동굴을 마륜동굴(馬輪洞窟)이라 하는데 후세 사람들은 '추씨의 굴' 즉 '추굴(秋窟)'이라 하였다. 추굴 안에는 몇 년 전까지도 400년 전 추씨들의 생활 도구 일부가 남아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흐지부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