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월각산 등산지도
월각산(月角山 456m)은 영암 월출산에서 구정봉을 거쳐 도갑산으로 진행하면 주지봉 갈림길에서 갈라져 별매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자리한 산이다. 아직까지는 찾는이가 그리 많지 않아 산행시 이정표를 따라 주의하여야 한다. 주로 암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지봉과 문필봉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가 있다.
산행은 주로 2번 국도상의 월평교차로나 대월마을에서 시작하는것이 좋다. 아기자기한 암봉들로 구성되여진 월각산은 월출산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조망처이다. 주지봉을 비켜나가서 문필봉에 오른 후 다시 되돌아 주지봉과 죽순봉을 거쳐 주지골로 내려서서 왕인박사 기념공원으로 하산하면 된다.
월각산 산행기점인 영암군 학산면 묵동리 마을회관 앞에 차를 세웠다. 코스는 상당부분 땅끝기맥과 겹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월각산 단독으로 등산로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기맥 코스를 응용해야하는 것이 접근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도갑산(375.8m)과 월각산 중간의 고갯마루인 묵동치를 능선 진입지점으로 삼기로 했다. 민가 밀집지역을 벗어나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갔다. 북쪽 멀리 땅끝기맥이 지나는 산릉 상에 잘록한 묵동치 고갯마루가 보였다. 오늘 산행의 첫 단추는 일단 그곳까지 무사히 오르는 것.
마을회관에서 마을길과 농로를 따라 20분쯤 오르니 국립공원 표지판이 하나 보인다. 월출산 국립공원 구역은 묵동치 능선부터인데 한참 떨어진 이 계곡 상단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 의외였다. 하지만 정식 등산로가 있는 곳은 아니기에 형식적인 안내에 불과했다.
15분 가량 수풀을 헤치자 숲속의 둥그스름한 고갯마루가 눈앞에 나타났다. 숲이 워낙 짙어 서너 명도 앉아 쉴 만한 공간도 나오지 않았다. 잠시 숨을 돌린 뒤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 계속해 고도를 높였다. 묵동치 자체가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에 능선길은 제법 경사가 급했다. 게다가 잡목까지 가득해 산길의 상황은 엉망이었다.
1km 남짓한 오름길을 1시간 가량 쉬엄쉬엄 올랐다. 고도 400m쯤 될 즈음에야 서서히 평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월각산 정상은 진행방향 약간 왼쪽에 솟아 있으나 땅끝기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지형도 상의 월각산 정상은 피해 가는 것이다. 사실 숲이 짙은 정상은 조망처로 적합치 않아 큰 의미는 없었다.
남쪽으로 방향을 튼 산줄기는 이내 시원스런 조망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계속해 남쪽의 바위능선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한동안 고도를 떨어뜨린 산길은 다시 383m봉을 향해 치솟았다. 낮은 산들이지만 월출산의 침봉들을 빼닮아 오르내림이 심했다. 383봉을 넘어 멀리 보이는 하얀 바위를 향해 전진하다보니, 안부 한 곳을 거쳐 다시 자그마한 봉우리에 올랐는데 이곳에서 길이 갈렸다.
계속해 남쪽의 굵은 능선을 타면 월각산 암릉지대로 이어지고, 땅끝기맥은 오른쪽 비탈길을 통해 밤재를 거쳐 별매산으로 연결된다. 본격적인 월각산 산행은 이 삼거리를 지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411봉을 넘어선 뒤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 있는 안부를 지나면 정면에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보인다.
이 암봉을 오르는 것이 월각산 암릉코스의 첫번째 관문이다. 기둥같이 솟은 바위들 사이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왼쪽으로 약간 방향을 틀면 굵은 로프가 드리운 커다란 계단바위가 보인다. 이곳을 넘어 오르면 420봉 정상이다. 좁지만 평평한 화강암 봉우리 정상은 그늘 한 점 찾을 수 없는 드러난 곳이다.
첫번째 암봉을 지나면서 이따금 나타나는 절벽지대에는 굵은 로프가 매여 있었다. 광주 K2산악회 백계남 고문이 설치한 것으로, 보조로프 없이도 충분히 산행이 가능했다. 산길은 비교적 뚜렷했으나 한여름이라 가시넝쿨이 많아 쉽게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등산로는 거의가 암봉을 우회해 안전에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그래도 줄지어선 기둥바위들을 넘지 못하고 그냥 보고만 지나가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헷갈리기 쉬운 곳에는 백계남씨의 노란색 표지리본이 달려 있어 길 찾기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월각산의 암릉구간은 도상으로는 1.5km에 불과한 짧은 거리였지만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난코스였다.
50m 남짓한 고도 차이를 보이는 암봉들이 불규칙하게 솟아 있어 오르내리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마지막 암봉에서 내려서니 심산유곡 같던 풍광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바위들은 감쪽같이 없어지고, 키 작은 소나무들이 가득한 야산으로 변했다.
하산 코스는 능선 남쪽 끝의 242봉을 거쳐 풍양조씨 묘역쪽으로 잡았다. 하늘을 가리는 대나무밭을 통과해 급사면을 내려서니 바로 앞에 새로 뚫린 2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다. 월각산 암릉은 보기보다 화려하며, 예상보다 의외성이 큰, 예측불허의 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 월각산 산행은 남쪽지방 특유의 식생인 가시덤불을 각오해야한다. 초봄이나 늦가을이면 조금 낫겠지만, 9월은 아직 잡목들의 기세가 등등할 때다. 가능하면 긴소매, 긴 바지, 장갑을 착용할 것을 권한다.
산행들목인 묵동리는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찾아가기가 조금 애매하다. 눈에 띄는 이정표가 없기 때문이다. 2번 국도 밤재 정상에서 묵동리 초입까지는 약 1.4km 거리. 곧게 뻗은 내리막이라 속도를 많이 내기 때문에 지나치기 쉽다. 횡단보도가 하나 있으니 신호등을 이정표 삼아 꺾어 들어간다.
묵동리에서 묵동치까지는 비교적 완만하며 길은 뚜렷한 편. 이후 동쪽의 월각산 방향으로 올려치는 오르막이 조금 가팔라 힘이 든다. 월각산 직전에서 땅끝기맥을 따라 남쪽으로 방향을 튼 뒤 계속해 굵은 능선을 따르면 암릉 구간이 시작된다. 땅끝기맥은 411m봉 직전에서 오른쪽 지능선을 따라 밤재로 연결된다.
411봉 남쪽 안부에서 만나는 동쪽 방향의 갈림길은 송월제 인근의 독립가옥 뒤편의 계곡에서 능선으로 접근하는 코스다. 암릉 구간만 등반하기 원하는 이들은 이 길을 이용하면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다(산행만 3시간 소요).
이 코스 들목은 성전에서 영암 방면으로 가다 서쪽의 송월목장으로 진입한다. 이후 목장을 거쳐 끝까지 들어가면 왼쪽에 산행들머리인 독립가옥이 보인다. 이 집 뒤편 길을 따라 묘 3기를 거쳐 오르면 이 안부로 이어진다. 암릉지대의 위험구간에는 로프가 매여 있어 보조로프 없이도 산행이 가능하며, 길은 뚜렷한 편이다.
곳곳에 조망처가 있어 쉬어가며 주변 풍광을 즐기기 좋은 코스다. 능선에는 샘이 없으니 사전에 충분히 식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묵동리에서 출발해 묵동치~월각산 갈림길~암릉 구간~풍양조씨 무덤까지 약 9km 구간을 답사하는 데 5시간 가량 소요된다.
산행코스
• 대월리(달마지마을)→(1.2km)→갈림길(월각산→, 2번국도↑)→(1.2km)→땅끝기맥 갈림길(월각산→, 밤재↑)→(1km)→갈림길(월각산→, 월출산↑)→(0.3km)→월각산(456m) 정상→묵동치→352봉→땅끝기맥 갈림길→갈림길(문필봉↔주지봉)→문필봉→주지봉→죽순봉→문산제→죽정마을(12.3km, 약 5시간)
교통정보
• 월각산 산행을 위해서는 강진군 성전면 소재지까지 이동한다. 서울, 부산 등지에서는 일단 광주까지 열차나 고속버스편으로 간 뒤 성전행 버스를 이용한다. 광주 종합터미널(ARS 062-360-8114)에서 10~15분 간격(04:40~22:05)으로 운행하는 강진, 해남행 직행버스를 이용해 성전에서 하차. 요금 7,600원.
• 산행 들머리인 묵동리 마을회관까지는 성전택시(061-432-5858)를 이용한다. 하산지점인 2번 국도와 13번 국도의 교차로에서 택시를 부르면 된다.